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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18.4.20)/“조생종 양파 산지폐기 배정면적 늘려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4.23 조회수 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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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생종 양파 산지폐기 배정면적 늘려야”

입력 : 2018-04-20 00:00


김송일 전남 고흥 거금도농협 조합장(왼쪽 두번째)과 농민들이 조생양파 산지폐기 현장에서 양파를 뽑아 들고 정부에 시장격리사업 추가 배정 등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 고흥군 금산면 가보니

배정면적의 6.9배 신청 접수

정부, 일부만 수용할 수밖에

시장격리 추가 배정 안되면 생산비 못 건지고 갈아엎어야

농협도 “일부 물량 수매 부담”
 


“양파밭에서 농민들 얼굴 보는 것이 민망하고 곤혹스럽습니다.”

13일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양파밭에서 만난 김송일 거금도농협 조합장의 하소연이다.

조생양파 주산지인 금산면 지역은 요즘 정부의 시장격리사업에 따라 양파밭을 갈아엎는 트랙터 소리로 요란하다. 문제는 정부의 조생종 산지폐기 배정 면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전남지역 산지폐기 배정면적은 전체 138만6000㎡(42만평)인데 거금도농협이 위치한 금산지역은 42만9000㎡(13만평)에 불과해서다. 이 지역은 재배면적의 90% 이상이 조생종이다. 따라서 3월 하순 산지폐기 신청을 받자 배정면적의 무려 6.9배에 달하는 297만㎡(90만평)가 접수됐지만 극히 일부만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조합장이 농가 얼굴 보기가 곤혹스럽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산지폐기 현장에서 만난 농민 이승윤씨(62·대흥리)는 “정부의 시장격리사업에 해당돼 산지폐기하는 양파는 가까스로 생산비라도 건질 수 있지만, 그 외 면적은 수확을 해도 작업비 등이 오히려 더 들어 판매해도 실익이 없다”면서 “산지폐기 배정을 받지 못한 면적은 농협에 떠넘기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갈아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행열씨(67)도 어른 주먹만 한 양파를 들어보이며 “산지폐기 추가 배정을 못 받으면 이 좋은 양파를 생산비도 못 건지고 갈아엎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말문이 막힌다”고 한숨지었다. 

같은 마을 김종식씨(62)는 “올해 조생종 양파 2만3100㎡(7000평)를 재배했는데 산지폐기 배정면적은 2640㎡(800평)에 불과하다”면서 “예년에는 70~80%가 수확 전 밭떼기거래로 이뤄졌는데 올해는 거래 문의도 거의 없고, 있어도 생산비도 못 건지는 가격이어서 판매가 막막하다”고 걱정했다.

농민들에 따르면 최소 생산비가 3.3㎡(1평)당 6000원 정도인데, 상인들은 밭떼기거래로 6000~7000원을 제시하고 여기에서 20% 정도를 수확 손실비용 등으로 ‘칼질’을 한다고 한다. 한평당 7000원을 받아도 손실비 명목으로 20%를 제하면 5600원 정도만 손에 쥐게 돼 결국 생산비도 못 건진다는 것이다. 정부가 산지폐기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보전 단가인 한평당 6830원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 조합장은 “농민들이 산지폐기 배정을 못 받은 면적은 농협에서 어떻게 해서든 떠안아주기를 바라고 있어 손실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일정 물량을 수매할 수밖에 없어 걱정이 많다”면서 “금산지역은 전체 양파 재배면적 528만㎡(160만평) 가운데 495만㎡(150만평) 정도가 조생종인 만큼 이 지역의 특수한 실정을 감안해 산지폐기 배정면적을 추가로 늘려주기 바란다”고 정부 등에 요청했다.

고흥=박창희 기자, 이재승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