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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18.3.25)/일본 도매시장 전문가가 말하는 ‘정가·수의매매 활성화’ 비결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4.26 조회수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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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매시장 전문가가 말하는 ‘정가·수의매매 활성화’ 비결

입력 : 2018-04-25 00:00


경매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대형거래처 대상 매매참가 유도

가락시장 도매법인 서울청과 동경청과 임직원 초청 간담회

상대매매 자체 매뉴얼 제작 체계적 시스템 갖추려 노력

외식업체 정기 전수조사 등 거래처 발굴도 꾸준히 힘써


국내 도매시장의 정가·수의매매를 활성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일본 도매시장 전문가들은 그 첫걸음으로 인력 육성을 위한 투자를 꼽았다. 산지와 소비지를 잇고 매끄러운 가격협상을 이끌려면 무엇보다도 경매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법인인 서울청과는 20일 자사 회의실에서 ‘동경청과 임직원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한국 도매법인보다 한발 앞서 상대매매(정가·수의매매)를 활성화한 일본 도쿄 오타도매시장의 동경청과로부터 비결을 전달받기 위해서다. 동경청과는 연간 농산물 거래실적이 2조원을 넘어선 일본 내 최대 도매법인으로, 거래액 가운데 상대매매 비중이 90%를 웃돈다.

이날 한국 경매사들과 질의응답에 나선 요코야마 이사무 동경청과 채소사업부 부부장은 적극적인 인력투자를 비롯해 ▲자체적인 상대매매 매뉴얼 제작 ▲대형 거래처의 매매참가인 등록 유도 ▲외식업체와 가공업체로 저변 확산 등을 상대매매 활성화의 요인으로 소개했다.

요코야마 부부장에 따르면 동경청과는 경매 비율이 5% 정도인데 상대매매가 늘어나면서 경매사 업무강도도 커졌다. 산지와 소비자가 각자 원하는 가격과 수량을 맞추기 위한 교섭과정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매사는 정보력이 뛰어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설득력 있는 언변도 갖춰야 한다. 동경청과는 경매사를 일정 직급 이상으로 승진시킬 때 면접을 통해 화술까지 평가하고 있다.

물론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동경청과는 ‘사람이 보물’이란 방침을 세우고 경매사 확충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또 매뉴얼도 만들어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데 힘써왔다.

거래처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일본 내 외식업체 전수조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해 거래처 발굴에 활용할 정도다. 이같은 데이터를 확보한 곳은 일본 도매법인 가운데서도 동경청과가 유일하다.

요코야마 부부장은 “외식업체와 더불어 가공업체까지 저변을 넓힌 게 주효했다”며 “대형 거래처는 매매참가인으로 유도해 거래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에서 농산물 조리법을 소개하는 행사도 꾸준히 열 만큼 소비 활성화에도 힘쓴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 앞서 진행된 오오타케 잇페이 동경청과 영업관리부장의 강연 내용도 주목받았다. 그는 ‘일본 도매시장 유통환경 변화와 도매법인의 대응현황’이란 주제로 최근 일본 도매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우선 일본 도매법인의 농산물 수집방식이 눈에 띈다. 위탁집하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도매법인과 달리 매수집하 비율이 40%에 이른다. 매수집하는 도매법인이 생산자나 출하조직과 수량·가격을 교섭해 농산물을 사들이는 집하방식이다.

오오타케 부장은 “소비지가 안정적인 수급과 가격변동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을 비롯한 대규모 거래처의 시장 내 발언권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도매시장에서는 계속 매수집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는 일본 도매시장에서 상대매매가 확산된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지가 가격변동성이 큰 경매보다 상대매매를 선호해 자연스레 주된 거래방식으로 정착된 것이다. 한국은 정부가 나서 정가·수의매매를 도입했지만, 일본은 소비지와 산지 요구로 1999년부터 상대매매를 자유화했다.

오오타케 부장은 “거래 안정성이 높은 상대매매 비중이 한국에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도매법인도 미리 준비해야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