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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18.6.20)/국산 양파값 바닥…“정부 수매량 늘려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6.21 조회수 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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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양파값 바닥…“정부 수매량 늘려야”

입력 : 2018-06-20 00:00 수정 : 2018-06-21 00:01


올해 과잉생산과 수입 여파로 양파 가격하락이 지속돼 농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 김천시 구성면 일대에서 한 농민이 수확한 양파를 망에 담고 있다. 김천=남우균 기자

김천·창녕·무안지역 수확 한창

생산량 늘고 상품성 떨어져 생산비 밑도는 가격에 아우성 외국산까지 들어와 ‘설상가상’

산지폐기 등 농가 희생 강요 안돼 정부 차원 특단의 조치 시급

 

양파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생산비를 밑도는 가운데 외국산까지 수입돼 가격하락을 부채질하자 농가들이 정부에 수매량 확대 등 선제적인 대책을 바라고 있다.

18일 양파 주산지인 경북 김천시 구성면 일대. 양파밭마다 수확작업으로 분주했고, 밭두렁에는 수확한 양파가 가득 쌓여 있었다. 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송죽리와 광명리에서 만난 농민들은 대뜸 수입 양파 얘기부터 꺼냈다. 이들은 “양파값이 이 지경인데 수확철에 외국산 양파가 수입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중국산 양파는 현재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상장 거래되고 있고, 국내 통관을 위해 검역대기 중인 양파도 300t 안팎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물량은 민간업체가 관세 135%를 물고 정식 수입한 것이다. 예년에도 6월에 신선양파가 수입되기는 했으나 올해처럼 가격이 안 좋고 국내산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수입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양파농민 최길식씨(50·송죽리)는 “상품성 있는 물량이 급감하고 값이 떨어져 힘든 상황인데, 외국산 양파까지 수입하는 건 농민들 보고 다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여백동 김천 구성농협 양파공선출하회장은 “작황부진으로 상품성 있는 물량보다 중·하품이 많은 데다 외국산까지 가세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면서 “도매시장 가격이 형편없자 산지상인들도 거래에 관망세를 유지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양파 주산지인 경남 창녕과 전남 무안지역도 농민들의 어려운 사정은 비슷했다.

창녕군 고암면에서 1만3223㎡(4000평) 규모로 양파농사를 짓는 손장호씨(59·억만리)는 “예전에는 망작업을 해놓으면 상인들이 양파를 사려고 움직였으나 올해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20㎏들이 한망당 1만2000원에 거래되다 최근 8000~1만원으로 떨어졌는데, 이 가격에 팔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저온창고에 넣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동성 창녕농협 해뜰담양파공선출하회장은 “농약 등 농자재 가격이 많이 들고 인건비는 해마다 올라 양파농사 짓기가 정말 힘들다”며 “한평당 20㎏들이 한망 이상 수확해야 하지만 올해는 한망이 나오지 않는 데다 시세마저 낮아 농가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수매 확대를 통한 가격안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양파 가격안정을 위해 1만~2만t을 수매비축하기로 했지만 아직 정확한 양은 정하지 않았다.

무안에서 양파 1만9834㎡(6000평)를 재배하는 김선용씨(61·해제면 천장리)는 “올해 생산비도 못 건지는 상황이 되다보니 내년에는 양파농사를 포기하겠다는 농가도 나오고 있다”면서 “수입 양파가 연중 들어오는데 국내 농가에만 산지폐기를 하라는 것은 우리 농민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인 만큼, 지금이라도 정부가 양파 수매비축 물량을 늘리는 등 특단의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준영 무안농협 상무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중간 정도 크기의 양파인데, 농가에서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중간 크기 양파를 폐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상품성이 떨어지는 양파를 적극적으로 수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북 김천 구성농협 조합장은 “현 상태를 방치하면 상온 저장 물량의 소진이 크게 늦춰지는 등 양파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비축수매 물량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선제적인 가격안정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천=남우균, 창녕=노현숙, 무안=이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