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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18.7.13)/여름철 상한 농산물 속출…출하자·중도매인 ‘네 탓이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7.16 조회수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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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상한 농산물 속출…출하자·중도매인 ‘네 탓이오’

입력 : 2018-07-13 00:00


출하된 노각 표면에 하얀 곰팡이가 슬어 있다.



가락시장 ‘비상’ 경락값 ‘뚝’ 검수 때 종종 상한 농산물 발견 채소 및 과채류서 문제 잦아 곰팡이 오이, 값 절반 이하로

낙찰 뒤 발견하는 경우도 중도매인 “출하자 반품받길” 출하자 “책임 전가하지 말라”

마땅한 해결책 못 찾는 상황 시장 관계자 “산지 차원에서 기본 출하원칙 준수를” 당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출하 농산물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농산물이 짓무르거나 곰팡이가 생기는 일이 잦아져서다. 더욱이 도매시장에서의 농산물 경락값 하락은 물론이고 출하자와 중도매인 사이에서 갈등까지 빚어지고 있다.

요즘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경매사들은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경매를 앞두고 검수과정에서 종종 상한 농산물이 발견돼서다. 주로 채소 및 과채류에서 문제가 도드라진다.

전형대 중앙청과 경매사는 “일부 애호박과 가지는 종이상자가 젖을 정도로 짓무름 현상이 심각하다”며 “애써 길러 출하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할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엄준섭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 역시 “노각과 일반 오이에서 하얀 곰팡이가 발견되고 있다”며 “곰팡이가 핀 오이가 나오면 경락값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뿌리채소와 잎채소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된 고랭지무가 무더운 여름철 날씨로 인해 상한 모습.

최경태 대아청과 경매사는 “고랭지무 가운데 일부는 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짓무른 채 경매장에 올라온다”며 “껍질을 벗겨냈을 때 썩거나 색이 변한 것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곽종훈 동화청과 채소3팀장은 “상추와 시금치에서도 잎끝이 누렇게 바래 회송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검수로 상한 농산물을 걸러낸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중도매인이 낙찰받고나서 뒤늦게 문제를 발견해 출하자와 다투는 일도 벌어진다. 하루 안에 반품요청이 들어오면 경매사의 중재가 이뤄지는 게 보통이지만, 양쪽이 책임소재를 두고 팽팽히 맞서는 경우도 잦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도매인은 “우리 입장에선 일종의 속박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며 “경매가 끝난 뒤라도 출하자가 부분적으로 반품을 받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매장에서 만난 한 출하자는 “검수 때 문제가 조금만 나와도 턱없이 낮은 경락값이 매겨지는데 하자 있는 상품을 섞을 리가 있겠느냐”며 “중도매인이 상품관리를 못해놓고 책임을 떠넘기는 건 옳지 않다”고 맞받았다.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가락시장의 시설현대화가 끝나기 전까지 저온설비 도입 같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불가능해서다. 도매법인마다 경매장 천장에 햇빛가리개를 펼치고 대형 선풍기를 여러대 돌리는 게 사실상 전부다.

시장 관계자들은 “산지 차원에서도 익히 아는 여름철 출하 기본원칙을 지켜달라”고 한결같이 당부했다. 비 온 다음날은 출하를 피하고 경매장에 도착하기까지 대기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전형대 경매사는 “기본적으로는 신문지나 습자지 등을 활용해 습기가 농산물에 스며드는 걸 막아야 한다”며 “냉장시설을 갖춘 산지에서는 하루 정도 상태를 지켜본 다음 선별작업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품목에 따라 오히려 하루만 묵혀도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도 있으니 기상예보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담당 경매사와 미리 상의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엄준섭 경매사 역시 “농협의 영농지도역 또는 판매 담당자와 수확시기 조절이나 수확 후 관리에 대해 논의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