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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18.7.23)/불볕더위 시달리는 배추·무…“조기출하도 고려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7.25 조회수 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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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 시달리는 배추·무…“조기출하도 고려를”

입력 : 2018-07-23 00:00            
산지 관계자들이 강원 평창군 진부면 일대의 고랭지 배추밭을 둘러보고 있다. 아직 큰 문제는 없으나 불볕더위가 8월까지 이어지면 고랭지 배추·무의 작황부진이 우려된다.

강원지역 고랭지 배추·무 재배현장 살펴보니

불볕더위 계속 이어질 경우 8월 출하물량 작황부진 우려

배추 등 생육상태·기상 살펴 가능한 농가엔 조기출하 권유

시장 경락값, 안정세 유지 중 배추 10㎏ 평균 시세 7957원 품위 좋으면 지난해 수준 낙찰
 


“해발 850m 고랭지인데도 한낮엔 32~33℃를 오르내립니다. 더구나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앞으로가 걱정이죠.”

18일 온명숙씨(60·강원 평창군 진부면)는 뙤약볕 아래에서 배추밭을 바라보며 연방 한숨을 내쉬었다. 2만4700㎡(약 7500평)에 심어놓은 배추들이 매서운 불볕더위에 맥을 못 춰서다.

장마전선이 평년보다 보름쯤 빨리 물러난 자리를 때 이른 더위가 차지한 탓에 온씨는 장마가 끝난 이후로 종일 배추밭에 매달려왔다. 해가 지면 배추에 물을 흠뻑 주고, 영양제도 지난해에 견줘 곱절이나 더 자주 뿌린다고 했다. 덩달아 약값과 인건비 부담도 예년 이맘때보다 훌쩍 뛰었다. 그렇게 애를 썼어도 일부 배추는 벌써 잎이 누렇게 마르고 밑동도 썩어들어가 온씨의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8월 중순은 돼야 출하를 시작할 텐데, 그때까지 배추가 견뎌줄지 모르겠어요.”

구름도 없이 쨍쨍한 하늘과 달리 온씨 얼굴에는 깊은 수심이 드리워졌다. 골짜기 안쪽에서 더운 바람이 불어왔다. 배추밭에서 마른 먼지가 풀풀 일었다.



◆고랭지 배추·무 산지마다 불볕더위로 시름=최근 강원지역 고랭지 배추·무 재배농가의 시름이 날마다 깊어지고 있다. 아직은 심각한 피해가 드러나지 않았으나, 연이은 불볕더위로 작황부진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져서다. 기상청은 20일 기준 강원지역 중기예보에서 이달 내내 비 오는 날 없이 맑은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현서 평창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는 “한낮에 잠깐 소나기가 와선 오히려 작물의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농가마다 해가 진 뒤 밭에 물을 충분히 주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추의 생육상태나 기상상황을 살펴 가능한 농가는 조기출하에 나서길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용 대관령농협 채소사업소 과장도 “지금보다는 8월이 더 문제”라며 “농협 직원들 역시 밤낮없이 배추·무 밭으로 나가 생육관리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관측보다 생산량 줄어들 듯=고랭지 배추·무 산지가 불볕더위에 시달리면서 기존 농업관측보다 생산량 감소가 조심스레 점쳐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일 발표한 ‘7월 엽근채소 농업관측’에서 고랭지 배추·무 생산량을 평년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내다봤다. 그때만 하더라도 산지작황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배추 재배면적은 5043㏊, 단위면적당 수확량(10a 기준)은 3317㎏으로 예상했다. 전체 생산량은 16만7000t 안팎으로 내다봤다. 평년에 견줘 별다른 낙폭이 없었다.

무도 마찬가지였다. 재배면적은 2388㏊, 단수는 2918㎏으로 예상돼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생산량도 7만t으로 평년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불볕더위가 이어지면 단수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7월 안에 시장으로 나올 배추·무보다 8월부터 출하작업을 시작할 물량의 작황부진이 우려된다.

최선우 농경연 초청연구원은 “강원도에 8월까지 지금 같은 날씨가 계속될 경우 단수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며 “기존 관측보다 생산량 예상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기상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해 섣불리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도매시장 경락값은 지난해 수준=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배추·무 경락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배추는 10㎏들이 상품 한망이 평균 1만1180원에 거래됐다. 최근 10일간(11~20일) 평균 경락값은 795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0원가량 떨어졌다. 같은 날 무는 20㎏들이 상품 한상자가 평균 1만5518원에 낙찰됐다. 최근 10일간(11~20일) 평균 경락값은 1만450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원쯤 올랐다.

한 시장관계자는 “배추는 지난해와 시세가 크게 다르지 않고 무는 요 며칠 상품 물량이 부족해 강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7월 이후 경락값 추이를 보면 배추·무 모두 아직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기영 대아청과 상무 역시 “무더위로 일부 상한 배추·무가 경매장에 나왔으나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휴가·방학으로 접어들면서 소비부진이 우려되지만, 아직까지는 품위관리만 철저히 하면 지난해 수준의 경락값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