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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18.10.15)/‘샤인머스캣’ 포도시장 돌풍 …“인기 굳히려면 품질관리 필수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10.22 조회수 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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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캣’ 포도시장 돌풍 …“인기 굳히려면 품질관리 필수”

입력 : 2018-10-15 00:00

달콤한 망고향·먹기 쉬워 인기 재배면적 2년 새 3배 넘게 증가

경락값, ‘캠벨얼리’ 2배 넘어 중국·동남아 등지 수출 ‘순항’

인기 상승세에 품위 낮은 상품 시장에 반입되는 경우도 상당 시류 편승한 마구잡이 수출도

“소비자 등 돌리는 건 한순간 농가, 위기의식 갖고 재배를”


#주부 A씨는 최근 마트에서 한송이에 1만원가량 하는 포도를 구입했다.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맛이 좋다는 소문도 들었고, 평소 즐겨 먹던 <캠벨얼리>나 <거봉>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A씨는 “달콤하고 은은한 망고향과 아삭한 식감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라고 극찬했다.



#직장인 B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도 한상자를 주문했다. 3송이가 담긴 2㎏ 한상자에 3만원이 넘었다. 그런데 B씨는 포도를 맛본 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달지도 않고 특별한 향기도 없는 맹탕 같은 맛이 나서다.



두 소비자가 맛본 포도는 청포도 계열의 <샤인머스캣>이다. 최근 2~3년 새 포도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신품종이다. 보통 당도는 17브릭스(Brix) 이상이다. 특유의 망고향이 나 일명 ‘망고포도’로도 불린다. 고급스러운 맛과 향을 지닌 데다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져 국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더불어 홍콩·베트남·중국 등지로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흐름에 편승해 품위가 낮은 상품도 상당량 출하되고 있다. 어떤 상품을 접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반응이 나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대로라면 <샤인머스캣>도 얼마 못 가 국내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생산 급증, 수출도 활발=<샤인머스캣> 시세는 다른 품종보다 월등히 높게 형성되고 있다.

9월 한달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샤인머스캣> 2㎏들이 상품 한상자당 경락값은 2만497원이었다. 같은 기간 <거봉>은 1만2280원, <캠벨얼리>는 9251원에 거래됐다. 높은 당도와 섭취 편의성 등 <샤인머스캣>의 특성이 현대인들의 과일 소비트렌드에 부합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인기에 재배면적과 생산량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2016년 278㏊, 2017년 484㏊, 2018년 963㏊(추정치)로 2년 새 3배 넘게 증가했다.

또 가락시장에서 포도취급량이 가장 많은 중앙청과의 <샤인머스캣> 반입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145t에서 2017년 379t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취급액은 12억원에서 32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9월말 기준 반입물량과 취급액이 각각 329t, 33억원으로 연말까지 지난해 기록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중앙청과는 올 한해 전체 포도류 취급액의 20%를 <샤인머스캣>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도 순풍을 타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샤인머스캣>은 홍콩·베트남·싱가포르·중국·말레이시아·대만·태국 등지로 수출됐다. 주요 수출단지 2곳(새김천농협·고산영농조합법인)은 2017년 한해 동안 120만달러(74t)어치를 수출했다. aT 관계자는 “현지에서 한국산 <샤인머스캣>은 품질이 일본산과 비슷한데 가격은 그보다 저렴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품질향상이 최우선 과제=업계 관계자들은 시장개방으로 국내 포도산업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샤인머스캣>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대로 가면 <샤인머스캣>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당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품들이 출하되고 있어서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샤인머스캣> 품질에는 당도·크기·색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외관상으로 당도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크기만 충족하면 출하하는 농가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물량도 시장에 반입되는 상황이고, 이런 이유로 소비자 반응이 극명히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식이라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당도는 반드시 17브릭스(Brix) 이상이 되도록 신경 써서 재배해야 하고 2㎏들이 한상자에 3~4송이, 즉 한송이에 500~700g 정도로 키워야 알알이 맛이 잘 든다고 조언한다.

수출에서도 품질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수출보조금을 받고자 저품위 상품을 마구잡이로 내보내고, 그 결과 수출단가가 급락한 것은 물론 현지에서 품질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품질에 상관없이 일단 팔고 보자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수출단가가 2017년 2㎏당 4만원에서 올해 3만원대까지 하락했으며 일부 업체는 2만원대에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상필 경북 새김천농협 상무는 “제살 깎기식 단가경쟁은 일시적으론 이익을 얻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산 포도의 입지가 좁아지는 데다 한번 낮춘 단가는 다시 올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불필요한 경합을 줄이는 동시에 시장 경쟁력과 교섭력을 높이려면 전국단위의 수출협의체 결성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난 기자 kimna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