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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18.11.28)/양파, 넘치는 물량에 값 ‘바닥’ …농가 “추가격리 시급”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11.29 조회수 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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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넘치는 물량에 값 ‘바닥’ …농가 “추가격리 시급”

입력 : 2018-11-28 00:00 수정 : 2018-11-28 23:42


올 중만생종 생산량 131만t 2017년보다 약 36% 증가

정부와 농협의 폐기·수매에도 26일 1㎏ 상품 ‘670원’ 그쳐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상 가격하락 ‘심각’단계 해당

낮은 시세에도 소비부진 지속 10월말 재고 전년보다 23%↑

산지 “과잉물량 5만t 격리해야 내년 계약재배 추진 가능”
 


“팔면 팔수록 손해니 이 손실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이 상태로라면 내년 계약재배 사업은 엄두도 못 내게 생겼습니다.”

15일 양파를 비롯한 당근·풋고추 품목전국연합이 출범식을 가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중회의실. 8개월여의 적지 않은 기간을 준비해 품목전국연합이 발족한 경사스러운 날이었지만, 유독 양파 재배농가와 주산지 조합장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급기야 출범식이 끝난 뒤 양파전국연합 소속 농민 대표와 조합장들은 따로 모여 별도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파값 회복을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넘치는 재고에 가격 곤두박질=“누구도 양파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김해민 한국양파생산자협의회장(경남 함양 수동농협 조합장)이 힘들게 운을 뗐다. 양파문제의 심각성을 정부와 국회에 여러차례 호소했지만 묵묵부답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양파를 수매한 농협은 물론 유통업체 창고마다 재고가 넘쳐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봄 양파 수확기 때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양파값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6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양파 1㎏ 상품가격은 670원. 이는 지난해(1197원)나 평년(1037원)에 비해 각각 44%, 35% 떨어진 값이다. 농산물 수급조절 매뉴얼상 가격하락 심각단계에 해당한다. 적정가격이 872~1421원이니 적색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양파 생산량이 예년보다 늘어 일정 부분 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처럼 바닥세가 장기화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주산지와 유통업계의 반응이다. 한마디로 생산량 증가에 대응해 산지폐기 등을 진행했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산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은 131만2000t으로 지난해에 견줘 35.9%(34만3000t), 평년보다 19.6%(21만5000t) 늘었다. 지난해 양파값이 좋아 올해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36.5%나 증가했기 때문이었다.

과잉생산에 정부와 농협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정부는 양파가격 지지를 위해 6월 약 1만8000t을 산지에서 폐기하고, 7월에는 수매를 통해 6000t가량을 시장에서 격리했다. 농협에서는 계약재배 물량뿐만 아니라 비계약재배 물량까지 수매해 가격지지에 나섰다.

이같은 조치에도 양파값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산지폐기와 수매가 진행되면서 8월에 가격이 반짝 오르는가 싶더니 이내 700원대로 주저앉아버려 주산지와 유통업계의 근심이 쌓여가고 있다.



◆소비위축에 재고 늘어=유통전문가들은 양파값이 힘을 못 쓰는 이유를 소비부진과 과잉재고에서 찾고 있다. 좀체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락시장의 한 중도매인은 “외식수요나 좀 있을 뿐 일반 가정의 소비가 확연히 준 것 같다”며 “값이 많이 내렸는데도 예전만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농협 계통판매도 신통치 않다. 6월1일부터 10월20일까지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통한 양파 판매량은 651t으로 전년보다 26.9% 줄었다. 농협 안성물류센터는 경기침체 등으로 매장을 찾는 고객수가 감소 추세고, 가정에서 가정간편식 등 가공된 상품을 선호하면서 신선양파 소비가 줄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양파를 수매한 농협마다 과잉재고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가 자체적으로 재고량을 조사한 결과 10월24일 기준 재고는 지난해에 견줘 78% 증가한 13만6200t에 달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0월말 기준 전체 양파 재고량이 47만9000t으로, 지난해보다 23% 많은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추가격리 절실=생산자단체와 유통업계는 평년 대비 늘어난 재고물량을 격리해야만 값이 회복되고 수매농협도 손실을 줄여 내년 계약재배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0월말 기준으로 추정되는 양파 재고량 47만9000t 중 평년 재고량보다 많은 5만t을 정부가 추가로 수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수매한 양파는 시장가격이 가격안정대(872원~1421원) 이상에서 형성될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내시장에 반출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양파값이 하락 심각단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해 평년 대비 과잉물량인 5만t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2019년산 양파 생산량이 평년보다 10% 늘 것이란 전망 속에서 아무런 대책이 세워지지 않으면 양파 수급안정 체계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성홍기 기자 hgsung@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