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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19.7.1)/‘농산물 도매법인’에 손 뻗는 비농업계 자본…출하자는 불안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9.07.08 조회수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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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도매법인’에 손 뻗는 비농업계 자본…출하자는 불안

입력 : 2019-07-01 00:00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영업 중인 도매법인 대아청과. 사진제공=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구리청과·동화청과 이어 대아청과 564억원에 매각 예정

지속적·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창출…탐나는 투자처로 급부상

건설사·사모펀드·대기업 등 관심…향후 인수 희망기업 더 늘 듯

농민단체 “잦은 매각, 농산물 유통발전 위한 투자·보완 어려워”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도매법인인 대아청과가 564억원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공영도매시장 내 도매법인이 팔리는 건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다. 앞서 2월 사모펀드 두곳이 경기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구리청과를 290억원에 사들였다. 가락시장 동화청과 역시 5월 서울랜드에서 신라교역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당시 매각대금은 771억원에 달했다. 농업계는 잇따른 도매법인 매각이 공영도매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하고 있다.



◆대아청과, 호반건설그룹에 팔려=호반건설그룹 계열사인 호반프라퍼티는 대아청과의 주식 51%를 287억6400만원에 양수할 계획이라고 6월26일 공시했다. 호반프라퍼티는 부동산서비스와 자산관리가 주력인 회사다. 대아청과는 나머지 주식도 호반건설그룹에 조만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아청과 주식은 이정수 대표를 비롯한 주주 6명이 6~21%씩 나눠서 보유해왔다. 주식 100%에 대한 매각대금은 모두 564억원으로 알려졌다.

당장 농민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용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연이은 도매법인 매각은 출하자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꾸준하게 영업을 해야 농산물 유통발전을 위한 투자·보완도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또한 “사유재산을 사고파는 일을 두고 농림축산식품부가 막아서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무분별한 매각을 막는 제도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정책실장도 “공영도매시장이 계속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면서 “단순히 주식회사들이 사고 팔리는 문제로만 여기기엔 농산물 유통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아청과는 불가피한 매각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요 임원(주주)들 나이가 70대로 접어들면서 ‘회사의 미래’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호반건설그룹이 재무건전성을 갖춘 데다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도 많다고 전했다. 이정수 대표는 “호반건설그룹이 회사의 발전에는 기존 주주들보다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큰 기업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호반건설그룹이 재무건전성과 투자여력도 갖췄으니 출하자·중도매인·직원 모두 안심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도매법인은 그저 매력적인 투자처?=일각에서는 건설사·사모펀드 등 비농업계 자본이 공영도매시장으로 더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동화청과와 대아청과가 매각을 추진할 당시 시장 안팎에서는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한두군데가 아니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무엇보다 도매법인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수수료 사업자이기 때문에 출하물량만 확보하면 꾸준한 수익창출이 가능해서다. 지난해 농협가락공판장을 제외한 5개 도매법인들이 얻은 당기순이익을 합치면 152억원에 이른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건설사·사모펀드는 물론 대기업부터 개인 투자자까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투자 목적으로 도매법인 인수에 뛰어들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공영도매시장의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 있다면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단순히 매력적인 투자처 정도로만 여기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도 각 도매법인마다 경매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산지에서 치열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들보다는 계속 도매법인들이 팔리면서 ‘수백억원의 매각대금’만 운운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가락시장 관리기관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누가 도매법인의 주인이 되더라도 농산물 유통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옳다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공영도매시장의 공정하고 건강한 유통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락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모든 유통인과 협력을 잘해달라”고 주문했다.

박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