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 배치 두고 서울시공사·중도매인 '입장차'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1985년 개장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이 효율적인 물류시스템과 친환경시설을 갖춘 도매시장으로 재탄생하고자 시설현대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채소1동 시설 배치에 대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중도매인 간 입장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은 도·소매 분리, 노후시설 재건축, 유통·물류시설 확충을 목적으로 2009년부터 2031년까지 총 985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최근 서울시공사는 채소1동에 입주하는 중도매인들을 대상으로 배치 계획과 의견 수렴 등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가 경매장을 2층으로 배치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공사에 따르면 채소1동 배치 기본방향은 제한된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복층화, 지하층 면적의 지상층 이동·거래방법별 구분 배치를 통한 물류 효율화로 추진된다.

서울시공사는 예산 증가와 더불어 비효율적 거래구역 배치로 인한 물류혼잡 등을 이유로 한중연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중연은 지상 1층을 경매장으로 할 경우 지하층 미건설로 인해 시장이용자와 입주자의 승용차 주차장, 물류운반 기구 충전·보관장소 등의 과부족으로 중도매인 영업 공간이 축소된다고 반론한다.

 

# 서울시공사 검토했으나 어려워 vs 한중연 서울지회 대안 반영해야

서울시공사는 한중연 서울지회의 대안을 수용할 경우 추가 예산이 1300억 원 가량 필요할 뿐만 아니라 수직물류 증가에 따라 혼잡도·물류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며 시설현대화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채소1동 승인면적 중 2층 가용면적이 14240인데 2층에 경매장 등의 거래구역을 배치할 경우 25857가 필요해 11617의 연면적이 초과하게 된다.

이 중 필수배치 면적은 생태공원 최소 3470와 가공판매장 6400이며 물류공간은 반입대기 주차장과 차량 동선을 고려해 9976가 필요하다.

신장식 서울시공사 현대화사업단장은 거래구역 2층 배치 시 374대의 주차 면수가 줄어 채소 1동 반입·반출 공간 부족으로 혼잡도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1층 점포 배치 가능 면적 460561135.04를 초과하게 된다채소1동 연면적·사업비 증가에 따른 기간 연장과 정부 승인이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관계기간과 이해관계자 협의, 타당성 재조사, 건설기본계획·마스터플랜 재수립 등 준비에만 최소 4~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게 서울시공사의 입장이다.

한중연 서울지회는 최근 서울시공사가 중도매인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채소1동 시설현대화사업 이렇게 진행됩니다라는 내용의 추진안과 관련 지회의 대안을 반영하지 않은 재건축은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공사 측에 보냈다.

1층에 경매장을 당초 계획대로 건설할 경우 중도매인 영업점포 간 통로(주통로 6m, 사이통로 5m)가 매우 협소해 파렛트 단위로 운반되는 농산물의 적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분산영업 수행이 곤란할 뿐만 아니라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변 도로의 확장재정비와 더불어 외곽도로에서 직접 연결되는 고가진입로 등이 공언됐음에도 주변 환경 정비는 전혀 없고, 시장 내 협소한 램프를 통해 2층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어 영업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게 한중연의 주장이다.

이신우 한중연 서울지회 사무총장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검사를 마치고 추진되는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현 단계 사업 변경이 용이하지는 않겠지만 도매시장 현실에 부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중연 서울지회는 서울시공사가 대안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자 조합장 회의를 통해 추가적인 대안을 마련하거나 재건축 반대, 이전 촉구 등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매장을 2층으로 배치할 경우 상장경매의 중요성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우리나라 전체 농산물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이 본래 취지대로 하루 빨리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