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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23.10.13)/가락시장 주5일제 시범사업 초읽기…산지 “일방적 결정” 반발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3.10.16 조회수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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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주5일제 시범사업 초읽기…산지 “일방적 결정” 반발
입력 : 2023-10-12 17:58
 
수정 : 2023-10-13 05:00
겨울철 출하 많은 제주 불만 
“저장시설·인력 등 대처 난감”
전문가 “폭넓은 의견 수렴과 
출하자 피해 방지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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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시장에서 주 5일제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이 11월부터 시행된다. 사진은 가락시장에서 추석을 앞두고 과일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서울 가락시장의 주 5일제 시범사업 시행을 공식 발표했다. 가락시장 휴업일을 추가하자는 논의가 나온 것은 지난 하계 휴장일 도입 이후 약 10년 만으로, 이번 시범사업 시행으로 주 5일제 도입 논의 또한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범사업에 대한 산지 우려가 큰 상황이라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공사, 가락시장 주 5일제 시범사업 공식화…“시장 지속가능성 위한 방안”=공사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도매시장 기능 유지와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가락시장 개장일의 탄력적 운영을 시범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사는 9월 하순 서울시의회에서 진행된 주 5일제 도입 관련 토론회에서 시범사업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사업 내용은 기존 발표된 시범사업안과 동일하다.

시범사업은 주 5일제 도입을 위해 기존 영업일인 토요일에 휴장하는 것으로, 올 11월4일과 12월2일, 2024년 3월2일과 4월6일 등 총 네차례 휴장한다. 공사는 올 5월부터 ‘가락시장 개장일 감축 검토 협의체’를 구성해 유통 주체들과 논의하고, 가락시장 주요 22개 품목의 산지를 방문해 출하자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이번 시범사업이 산지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공사에 따르면 동절기에는 작물의 느린 성장 속도, 상품 보관 여건 개선 등으로 개장일 감축 영향을 받는 품목이 감소한다. 또 토요일은 거래물량이 가장 적고 시세가 하락하기 때문에 휴장에 따른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휴장일에는 경매가 전면 중단되지만 정가·수의 매매와 11월말 출범 예정인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등을 통한 출하를 허용해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사는 이번 시범사업이 주 6일 야간 근로 등 가락시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해 인력 이탈이 가속화된 상황에서 신규 인력 유입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신장식 공사 현대화사업단장은 “사회 전반에 주 5일제가 정착되면서 도매시장도 인력 확보를 위해 개장일을 점진적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다”며 “도매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해야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도 보호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시범사업이 생산자·소비자·도매시장이 상생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지 “일방적 결정에 피해 우려”…전문가 “폭넓은 산지 의견 수렴 필수”=국내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의 주 5일제 시범사업 시행이 공식화되자 산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 농산물 출하가 집중된 제주지역의 출하자단체와 농협들은 시범사업 일정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연합회장은 “과거 하차거래 도입부터 제주지역의 주 출하처인 가락시장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산지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산지에 별다른 저장시설이 없기 때문에 토요일 휴업으로 출하 일정이 하루씩 밀리게 되면 산지에선 인력 운용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생길 텐데 대처 방안이 없어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장 출하를 앞둔 감귤농가 쪽에선 산지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진석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상무는 “농산물의 적정 시세를 위해선 분산출하가 필수적인데 출하일수가 줄어들면 결국 물량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게 실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또 가락시장이 문을 닫는다고 해도 산지 작업자들까지 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범사업 진행 기간 수확한 농산물의 처리 문제가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경매제 중심의 한국 도매시장 환경을 고려해 주 5일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처럼 도매시장을 통한 농산물 유통 비중이 높은 일본의 경우 현재 수요일과 일요일 휴업을 도입해 주 5일제 형태로 도매시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본 도매시장은 경매제가 아닌 정가·수의 매매 비중이 90% 이상 차지하기 때문에 휴업일에도 출하와 물류가 지속되는 등 시장 기능이 상당 부분 유지된다는 분석이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한국은 현재 수입 농산물을 제외하면 정가·수의 매매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본과 달리 휴업일에는 시장 기능이 사실상 완전히 멈춘다”며 “이로 인해 적기출하가 불가능해지는 등 출하자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시범사업을 통해 강력한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시범사업은 중도매인과 하역노동조합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추진하는 것인데, 이같은 중요한 정책 결정에는 산지 의견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대규모 설문조사를 시행하는 등 폭넓게 산지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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