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제도 다양화 통해 농가 수취가격 향상 앞장서야

온라인 경매 위해
산지·소비지 간 규모화 선행돼야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이 공영도매시장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출하자들의 수취가격을 높이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이에 생산자,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1월부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본부장을 맡은 이니세 본부장은 가락시장이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거래제도 다양화를 통해 농가 수취가격 향상에 앞장서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현장에서 생산 농업인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구매자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있는 이 본부장을 만나 주요 추진사항에 대해 들어봤다.

# 거래제도 다양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가락시장이 1985년 개장된 이후 상장경매, 상장예외거래, 정가·수의매매 등 다양한 거래제도가 시행됐는데 가락시장에 출하하는 농업인들은 이 같은 거래제도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농민단체, 농협 직원, 작목반원들을 현장에서 만나 인지도를 조사해 보면 수취가격과 직결되는 부분임에도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에 상장예외거래 뿐만 아니라 앞으로 도입될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산지 홍보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품목별 생산자협의회를 월 3~4회 진행하는 한편 유통본부, 유통조성팀, 유통관리팀, 유통연구소 직원들이 산지를 직접 방문해 생산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가질 예정이다.

농업인들에게 다양한 거래제도가 도입될 경우 발생하는 효과에 대해 설명하면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한다. 다양한 거래제도를 통해 농업인들이 원하는 거래방법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수취가격이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도매시장의 공익적 역할에 대한 입장은.

최근 관련 심포지엄이 열렸고 사회적 기여, 공익적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서울시공사는 생산자가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안정적 판로 제공, 권익을 보호하는 게 공익적 역할이다.

또한 공정한 경쟁 촉진, 출하선택권 확보, 원가 보장, 공정 경매과정 수립 등도 필수적인 요소다.

도매시장법인에 대해서는 개설자가 공익적 역할 수행에 대해 강제할 수 없지만 정가·수의매매 확대를 위한 경매사 확충, 산지개발, 출하선도금·출하장려금 상향지급 등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재지정 요건에 공익적 역할 등을 담을 예정이다.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의 지정기한이 올해 만료되기 때문에 재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공익적 역할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또한 하역·물류체계 개선을 통해 출하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 온라인 경매에 대한 생각은.

온라인 경매를 위해서는 산지와 소비지 간 규모화가 선행돼야 한다. 규모 있는 공급자가 많아야 온라인 경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생산자, 소비자들의 이익을 늘어난다. 도매시장에서는 중도매인들의 참여를 장려하고 소분·가공·전처리 시설 등을 갖춰 소비지가 원하는 상품을 온라인 경매를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도매법인을 통한 온라인 경매가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데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 참여자가 비용, 물류, 거래 이점 등을 느끼지 못한다면 온라인 경매는 성공할 수 없다.

현재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에 온라인 경매 도입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상장경매를 통한 물량 처리에 한계가 있고 도매시장 경유율 또한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존 경매장을 축소하고 이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