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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21.5.28)/양파값 약세 후폭풍…중만생종 밭떼기거래 ‘찬바람’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1.05.31 조회수 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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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값 약세 후폭풍…중만생종 밭떼기거래 ‘찬바람’

입력 : 2021-05-28 00:00 수정 : 2021-05-2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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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생 양파 가격 약세가 이어지면서 전남 무안 등 주산지에서는 상인들이 밭떼기거래 계약 파기·변경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빈발하고 있다. 무안의 한 양파농가가 상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밭의 양파를 살펴보고 있다.

경락값 전년 대비 30% 낮아

경남·전남 산지유통인 관망 밭 시세 하락에도 거래 없어

조생종 계약 파기 속출 불구 농민들 법적 대응 쉽지 않아

 

6월부터 본격 수확될 중만생 양파의 산지거래가 뚝 끊겼다. 수확 막바지인 조생 양파는 산지유통인들이 밭떼기거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양파값이 전년과 평년 대비 크게 낮은 1㎏당 500원을 맴돌며 빚어진 현상이다.


◆중만생 양파, 밭떼기거래 실종…산지유통인 “거래할수록 손해”=양파 주산지인 경남·전남 지역에서는 중만생 양파의 밭떼기거래가 실종되다시피 했다. 양파값이 낮다보니 산지유통인들이 밭떼기거래를 기피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모양새다.

26일 기준 서울 가락시장의 양파 경락값은 1㎏ 554원으로 전년 대비 30%, 평년 대비 18% 낮다.

전남 무안 일대 양파 재배농민들은 최근 들어 중만생종 양파를 사기 위해 돌아다니는 산지유통인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3월까지만 해도 일부 거래가 이뤄졌으나, 4월부터는 밭떼기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은준 무안농협 조합장은 “중만생 양파 생산량이 부족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수확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자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인들이 거래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만생종 수확이 시작돼도 산지거래가 회복될 것이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남지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강선욱 한국양파생산자협의회장(함양농협 조합장)은 “경남지역도 밭떼기거래가 뚝 끊겼다”며 “양파값 전망이 좋아야 밭떼기거래도 활성화할 텐데 중만생종 양파 전망도 좋지 못해 관망세가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지유통인들은 현 시세에선 밭떼기거래를 할수록 손해라는 입장이다. 양파값 약세로 밭떼기거래 시세도 하락했지만 낮은 가격으로 물량을 사들여도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시장에 출하했을 때 오히려 적자라는 설명이다.

산지유통인 서홍식씨(68)는 “올초 경남 창녕지역의 조생 양파 밭떼기거래 시세는 3.3㎡(1평)당 1만1000원 수준이었는데, 현재 조생 양파를 수매한 산지유통인들은 손해를 보며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장에 출하하고 있다”며 “중만생 양파 밭떼기거래 시세는 7000∼8000원으로 떨어졌지만 양파값이 너무 낮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산지유통인 김충식씨(68)도 “인력 수급이 어렵다보니 1인당 인건비가 외국인 14만∼15만원, 내국인 20만원으로 올랐다”며 “무안에서 3.3㎡당 6500원에 거래한 산지유통인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생 양파 밭떼기거래 일방 파기…농민 피해 속출=조생 양파는 산지유통인들의 밭떼기거래 계약 파기가 속출해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무안에서 조생 양파를 재배한 김모씨는 “4월 중순 양파밭 6000㎡(1820평)를 3.3㎡당 1만1000원에 팔기로 계약한 뒤 계약금 1200만원을 받았다”며 “하지만 잔금을 치를 때가 되자 해당 상인이 계약금만큼만 양파를 캐 가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며 황당해했다.

원칙대로라면 계약을 파기한 산지유통인이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지만, 산지유통인이 손해가 너무 크다며 생떼를 부린 셈이다.

전남지역의 또 다른 농가는 “661㎡(200평)당 250만원에 조생 양파를 계약했는데 수확할 때가 되니 200만원으로 깎아달라고 요구했다”며 “주변에 이런 농가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인들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변경 요구에 농가들이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밭떼기거래 표준계약서를 작성했으면 산지유통인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단호히 대처할 수 있으나, 상당수 농가들이 구두로만 계약해 법적 책임을 묻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농가들이 수확인력을 직접 구하기 어렵다는 점도 산지유통인의 요구에 끌려다니는 이유로 지목된다. 양파 수확은 대개 숙련된 작업자 15명 정도가 한팀을 이뤄 진행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별 농가들이 수확인력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석채 무안 운남농협 조합장은 “고령농가들은 산지유통인에게 계약 이행을 요구하지 못하고 그냥 좋게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계약을 파기당한 농가들이 농협에 수확작업을 의뢰하는 실정이고, 이는 예년엔 거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배정섭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은 “농가들의 밭떼기거래 계약 파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협 계약재배를 더 활성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무안=이상희·이민우 기자 montes@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