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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민신문(202210.21)/“가락시장 주5일 영업땐 산지피해 우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2.10.24 조회수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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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주5일 영업땐 산지피해 우려”

입력 : 2022-10-21 00:00

중도매인, 근무 열악 인력난

‘영업일 축소’ 공론화 움직임

도매법인·출하자 모두 난색

“인력확충 등 대안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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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매인들이 열악한 근무여건과 인력난 심화를 이유로 가락시장 영업일 단축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서울 가락시장의 과일 경매 모습. 농민신문 DB

서울 가락시장의 영업일을 1주에 6일에서 5일로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도매인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된 지 오래지만 가락시장은 주6일 근무라는 열악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신규 인력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출하자들은 영업일수가 줄면 산지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중도매인 “신규 인력 확보 위해 주5일 영업 도입해야”=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는 최근 가락시장 영업일을 1주당 6일에서 5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시범 도입 등을 개설자 등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매시장 영업일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에 따라 개설자가 업무규정에 정하게 돼 있고, 가락시장은 서울시 조례를 적용받아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가락시장 청과부류 정기휴업일은 매주 일요일과 1월1일, 설·추석 연휴(3일), 하계 휴무(1일) 등이다. 이에 따라 현재 가락시장은 주6일 영업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중도매인들은 주6일 근무와 야간·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근로자들의 퇴사가 급증한 데다 젊은층 등 신규 인력 유입도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정진성 한국청과중도매인조합장은 “토요일 오전에 퇴근한 후 일요일 저녁에 출근하다보니 중도매인에겐 사실상 온전한 휴일이 없다”며 “외국인 노동자도 손사래를 치고, 특히 젊은층 유입이 사실상 멈춰 시장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중연은 서울시 조례 시행규칙 개정 등 영업일을 축소하기 위한 논의를 공론화할 방침이다. 나용원 한중연 사무국장은 “한달에 한두차례 영업일을 1주당 5일로 하는 시범사업을 도입하는 등 주5일 근무제 정착을 위한 영업일 축소 건의를 검토 중”이라며 “시장관리운영위원회에서 안건으로 다루는 등 공론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도매법인 “매출 감소 우려”…출하자 “출하일수 줄면 농가 피해 커질 것”=시장 내 유통주체들은 영업일 축소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체로 취지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영업일을 줄이면 취급물량이 축소되면서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 시장이 문을 닫음으로써 재고 부담 등 산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해덕 서경항운노조 위원장도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일당을 받는 하역노조원들은 임금이 줄어드는 것이라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출하자들은 선도 유지가 필요한 농산물 특성상 출하일수가 줄면 농가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작물은 병충해를 피해 급하게 수확해야 하는 등 작황에 따른 변수가 많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가락시장이 문을 닫아 출하할 곳이 없다면 농가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도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영업일 축소는 경쟁력 약화 원인 될 수도”=전문가들은 가락시장 영업일이 줄면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유통 트렌드가 365일 24시간 대응체계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가락시장 휴업일이 늘어나면 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일본 도매시장은 격주로 수요일마다 쉬고 있지만 대부분 거래 형태가 정가·수의매매라 경매제 위주인 한국에는 적용할 수 없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영업일수 감축보다는 인력 확충 등을 통해 주5일 근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권승구 동국대학교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청년 유입이 안된다는 점에서 도매시장에 주5일 근무제 정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시장 문을 완전히 닫게 되면 농가와의 분쟁이 클 수 있어 인력을 확충해 주5일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해당 내용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가락시장 영업일 축소는 주변과 전국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